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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IS 인터뷰] 오승환이 던졌던 2600RPM, LG '191㎝ 5선발'이 던졌다…염갈량 선발야구 기대 UP

"손가락이 아프더라고요. 회전이 잘 걸린 것 같습니다."LG 트윈스 투수 손주영이 철벽 호투로 염경엽 감독이 추구한 '선발 야구'에 힘을 실었다.손주영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83개의 공을 던져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날 손주영은 최고 148km/h의 직구 49개와 포크볼(12개), 슬라이더(11개), 커브(11개)를 던져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손주영은 2회 선두타자 안타와 야수 실책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고, 3회에도 선두타자 안타, 4회 2사 만루 위기를 연달아 맞았지만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올 시즌 5경기를 치른 LG의 네 번째 QS였다. 23일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에선 디트릭 엔스가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24일엔 임찬규가 7피안타 고전 속에서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했다. 26일 삼성전에선 케이시 켈리가 6이닝 3실점했다. 27일 삼성전에서 최원태가 4⅔이닝 2실점(1자책)으로 연속 QS 행진이 '3'에서 끊겼지만, 손주영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흐름을 다시 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선발야구를 천명한 바 있다. 염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 투수들에게 '조기 강판 대신 최대한 기다리겠다'라고 했다"라면서 "지난해엔 선발이 거의 무너진 상태로 시즌을 치렀다. 올해는 선발 야구를 펼치는 것이 승리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바 있다. 5선발 손주영이 염 감독의 구상과 기대에 제대로 부응했다. 경기 후 손주영은 "첫 경기 시작을 너무 잘 끊었다. 재작년에는 몸이 안 좋았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라고 돌아봤다. 손주영은 지난 2022년 스프링캠프에서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으나, 곧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돼 지난해 9월에야 복귀했다. 그는 "2년 전 시즌 첫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기쁘지 않았다. 팔꿈치가 아팠다"라면서 "오늘은 안 아파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사실 손주영의 5선발 낙점은 다소 의외였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5선발로 손주영을 낙점한 바 있다. 2017년 2차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입단 후 7년 동안 22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를 기록,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m91㎝의 높은 키에서 나오는 묵직한 공의 가능성을 염 감독은 믿었다. 손주영은 이미 2군에서 2600 RPM(분당회전수)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돌직구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전성기 시절 2600대의 분당회전수를 기록한 바 있다. 손주영은 "오늘 경기 RPM은 아직 확인하지 않았지만, 손가락이 아팠다. 회전이 잘 걸린 것 같다"라며 자신의 공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염경엽 감독은 이날 손주영의 투구를 두고 "올 시즌을 기대하게 만드는 좋은 피칭을 했다"라면서 흐뭇해했다. 손주영도 "좋은 몸 상태로 계속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3.29 06:04
메이저리그

[IS 고척] 753승 다저스 사령탑, 통합 4연패 대표팀 감독의 마음 훔친 18세 신인 김택연

"95~96마일의 공을 던진 오른손 투수가 인상적이었다."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령탑으로 통산 753승(통산 1196경기)을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이 한국 야구대표팀 중 '18세 신인' 김택연의 투구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대표팀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저스와 평가전에서 2-5로 졌다. 전날(17일) 샌디에이고전 0-1 패배에 이어 이틀 연속 졌지만 역시나 잘 싸웠다. 특히 2024년 두산 베어스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김택연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성인 대표팀 신고식으로는 최고였다. 김택연은 2-4로 뒤진 6회 말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시속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후속 제임스 아우트먼 역시 직구(시속 149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김택연은 공 11개로 삼진 2개를 올린 뒤 황준서(한화 이글스)로 교체됐다.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도 김택연의 당찬 투구에 환호했다. 김택연은 이날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가 10개였고, 나머지 하나는 커브였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뒤 "아우트먼이 '김택연의 구위가 엄청났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5㎞)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날 김택연의 위력은 데이터로 확인 가능했다. 직구 분당 회전수(RPM)가 2428회로, 다저스와 한국 대표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김택연이 자신 있게 직구 승부를 펼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김택연은 지난해 '고교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닷새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펼치기도 했다. 두산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지명했고, 이승엽 감독은 그를 마무리 후보로 꼽고 있다.2011~14년 삼성 라이온즈 시절 통합 4연패를 이룬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김택연의 투구에 흡족해했다. 류 감독은 "김택연이랑 황준서가 정말 많은 관중 앞에서 현역 메이저리거를 상대로 자기 공을 던져 기특하다"며 "앞으로 KBO리그에서 어떤 투수로 성장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타선이 조금 약해 보이지만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이번 두 차례 평가전을 통해 대표팀의 투수력은 괜찮다"고 평가했다. 로버츠 감독은 "김택연의 투구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팔을 정말 잘 쓰는 선수"라며 "한국에 정말 좋은 선수가 많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상대가 나에 관한 정보가 없다 보니 내가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몸을 낮추면서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혔고 첫 등판이어서 타자를 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며 후회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었다.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고척=이형석 기자 2024.03.19 06:19
프로야구

난감했던 '멱살 논란' 그 후, "익산에 숙소 잡아" 농담으로 애틋한 이별 [IS 인터뷰]

지난해 5월 16일, 당시 삼성 라이온즈 투수였던 문용익(29)은 크게 당황했다. 경기 후 정현욱(46) 당시 1군 투수코치와 ‘멱살잡이’ 논란에 휩싸인 것. 당시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문용익을 정 코치가 멱살을 잡으며 끌고 가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잡혀 난리가 난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저 장난이었다. 당시 삼성 관계자는 “문용익과 정현욱 코치는 둘도 없는 사제지간”이라면서 사제가 스스럼없이 한 장난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 코치와 문용익은 다음날 커피 한 잔씩 손에 쥐고 함께 야구장에 출근하기도 했다. 이듬해 2월 만난 문용익은 그때를 회상하며 “정말 많이 당황했고 난감했었다”라고 말했다. 문용익은 “중계 카메라맨 하셨던 분도 ‘둘이 장난치고 투닥거리던 뒷부분을 못 보여드려서 죄송했다’며 나중에 사과를 하셨다. 부모님도 많이 놀라셨다”라고 돌아봤다. 구단 관계자의 말대로 문용익과 정 코치는 ‘둘도 없는 사제지간’이었다. 팀이 바뀐 지금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다고. 문용익은 “숙소를 (KT 위즈 2군 경기장이 있는) 익산에 잡으라며 처음엔 장난을 많이 치셨다. 나중엔 이강철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내게 좋은 기회니까 (KT에) 가서 잘하라고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다. 정말 감사한 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2017년 삼성에 입단해 2019년 1군에 데뷔한 문용익은 새 시즌을 앞두고 KT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재윤의 보상선수로 이적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문용익은 최고 150km대의 빠른 직구를 바탕으로 수준급 슬라이더를 구사하는 선수다. 직구와 슬라이더 회전수가 리그 우완 투수 중 상위 8%가 될 정도로 좋은 공을 갖고 있더라. 내년 시즌 불펜 전력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그를 뽑은 이유를 밝혔다.4일 오전엔 KT 유니폼을 입고 첫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직구 20개, 슬라이더와 커브 등 변화구 13개 등 33개의 공을 던져 건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이를 지켜보던 제춘모 투수코치와 전병두 불펜코치가 놀랐다는 후문. 이강철 KT 감독 역시 문용익에게 지속적으로 피드백하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정현욱 코치의 말대로 이강철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까. 불펜 피칭 후 문용익은 “감독님이 너무 팔로만 던지는 것 같다고 하체 밸런스를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팀에 있었을 땐 감독님께 강한 아우라가 느껴져서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먼저 다가와서 칭찬해 주시고 장난식으로도 잘 대해주셔서 감사했다”라면서도 “하체 쓰는 법과 제구력을 많이 배우고 싶다. 혹독하게 가르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에서 KT로 함께 온 우규민은 “문용익이 삼성에서 못 다 핀 꽃을 여기(KT)에서 다 폈으면 좋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문용익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1이닝을 확실하게 안정감 있게 지키는 투수로 인식이 되고 싶다”라면서 KT에서의 각오를 다졌다. 부산=윤승재 기자 2024.02.04 16:04
프로야구

호주에서 지켜본 제자의 선발 도전, "13K 좌승현, 선발로 자신감 찾았다" [IS 인터뷰]

삼성 라이온즈는 올겨울 호주로 눈을 돌렸다. 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왼손 투수 이승현과 2023시즌 신인 박권후, 포수 이병헌 등 세 명의 선수를 파견했다. 유망주들의 실전 감각 유지 및 기량 발전을 꾀하기 위해서다.하지만 선수들만 보내지 않았다. 선수들이 건강하게 제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트레이닝 파트를 파견했고, 당시 육성군 코치인 박희수 2군 투수코치를 동행시켜 선수들의 기량 발전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이종열 삼성 단장은 "선수들끼리 있으면 성장할 수 없다.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코치와 트레이닝 파트가 선수들 곁에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면서 "박희수 코치가 투수들을 육성하는 역할이기도 하고, 선수들이 편하게 의지할 수 있는 코치라 호주에 함께 보냈다"라고 했다. 호주로 떠난지 약 한 달, 박희수 코치는 제자들과 함께 호주 곳곳을 누비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기에 박희수 코치의 동행이 불편할 법도 하지만 아니었다. "즐겁게, 하고 싶은대로 해봐"라는 박 코치의 조언에 따라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호주 리그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어가고 있다. 박희수 코치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훈련 방향을 잡기보단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부상을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을 아예 내려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손엔 항상 초시계가 들려있다. 내년 시즌 KBO리그에 도입되는 피치클락(투수가 정해진 시간 내에 공을 던져야 하는 규정)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또 그는 이승현의 내년 시즌 선발 투수 도전에도 힘을 실어주며 그의 컨디션 유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박희수 코치는 "이승현이 지난 시즌(2023년)을 불펜으로만 뛰었기 때문에 투구 수와 이닝을 조금씩 늘려가는 중이다. 최근엔 64개를 던졌는데, 고무적인 건 60개를 던져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안정감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흐뭇해 했다. 박 코치는 "100구까지 던져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100구를 던지면서 몇 이닝을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라며 차근차근 성장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이승현은 불펜으로 48경기에 나와 43⅓이닝을 소화, 1승 5패 7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4.98을 기록했다. 삼진을 37개 잡아냈지만 볼넷을 29개나 내줬다. 삼진/볼넷 비율(볼삼비)은 1.28. 2022년 2.71(57/21), 2021년 2.00(46/23)보다 안 좋아졌다.하지만 이승현은 호주에서 선발로 뛰면서 달라졌다. 이승현은 ABL 3경기에 출전해 4피안타 13탈삼진 평균자책점 1.69(10⅔이닝 4실점 2자책)을 기록했다. 비록 세 경기뿐이지만 10⅔이닝 동안 삼진 13개, 볼넷 5개를 기록하며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박 코치는 "(이)승현이가 불펜에서 뛸 때 가장 불안요소가 제구 불안과 볼넷이었다. 호주에서 긴 이닝을 던지면서 볼넷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줄인 듯하다"라며 흡족해 했다. 박희수 코치는 "승현이가 높은 공의 구위가 좋다. 커브도 회전수가 좋고 낙차가 큰 편인데, 호주 리그 스트라이크 존이 국내보다 높아 승현이의 높은 코스 직구와 커브 궁합이 좋다"라며 이승현이 삼진을 많이 잡는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승현은 투심 패스트볼도 꾸준히 연습하고 있다. 박 코치는 "구종 추가에 성공한다면 충분히 (선발) 경쟁력이 갖춰질 것으로 본다"라며 선발 도전에 나서는 제자를 격려했다. 이승현에게도, 그와 함께 떠난 박권후, 이병헌에게도 호주 경험은 그들의 성장에 큰 자양분이 될 전망이다. 홍창기(LG 트윈스). 고승민(롯데 자이언츠·이상 2019~20시즌), 최지민(KIA 타이거즈), 서호철(NC 다이노스), 장재영(키움 히어로즈·이상 2022~23시즌) 등이 호주 경험을 거쳐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바 있다. 2024시즌엔 삼성의 어린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고자 한다. 박희수 코치는 "호주 리그가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 정도의 수준이라고 들었는데 예상보다 수준이 높아 놀랐다. 애들레이드도 전년도 호주 리그 우승팀이라 그런지 팀 분위기가 좋아 인상적이다"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훈련은 즐겁게, 경기할 땐 부담없이 즐기면서 야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게 목표였는데, 여러 가지로 호주 리그가 정말 좋은 선택지였던 것 같다"라며 제자들의 성장을 기대했다. 윤승재 기자 2023.12.06 12:04
프로야구

돋보이는 67.9%와 1.48개, '5강 희망' 롯데의 '구원 투수' 윌커슨

후반기에 합류한 애런 윌커슨은 롯데 자이언츠의 연패 스토퍼이자 구세주다. KBO리그 입성 후 8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점(ERA) 2.03을 기록하고 있다. 팀 동료 찰리 반즈(1.43)에 이어 후반기 평균자책점 2위. 올스타 휴식기에 합류해 리그 적응 기간이 아주 짧았던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중간 성적표다. 최근 1점대 평균자책점을 이어온 윌커슨은 지난 5일 울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실점 했다. 5-1로 앞선 5회 초 1사 1, 2루에서 유격수 노진혁의 실책성 플레이 탓에 아쉬움이 컸다. 윌커슨의 영입은 롯데가 던진 마지막 승부수다. 롯데는 올스타 휴식기인 7월 18일 댄 스트레일리(3승 5패 평균자책점 4.37)를 방출하고, 윌커슨과 총액 35만 달러(4억 7000만원)에 계약했다. 마이너리그 통산 58승 31패 평균자책점 3.42를 올렸고, 독립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 구단 지명을 받지 못해 식료품점에서 일한 독특한 이력까지 있다. 윌커슨은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을 이어가도록 '구원 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을 투구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4.57로 퇴출 후보로 거론된 반즈가 후반기 환골탈태하는 자극제 역할도 한다. 윌커슨은 첫 등판이던 7월 26일 두산의 12연승 도전을 가로막는 동시에 팀 3연패를 끊으며 KBO리그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지금까지 3연패 두 차례, 7연패 한 차례를 끊는 '연패 스토퍼' 역할을 맡았다. 롯데는 윌커슨의 합류 덕에 5강 희망을 이어가는 셈이다. 윌커슨은 구위가 압도적인 유형은 아니다. 전체 구종의 37%를 차지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3.6㎞/h다. 분당 회전수도 2117.8로 리그 평균보다 낮지만, 피안타율은 0.154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슬라이더(18.2%) 체인지업(13.3%) 커브(13.8%) 커터(17.7%) 등 여러 구종을 능수능란하게 던진다. 윌커슨의 진짜 무기는 커맨드(원하는 곳으로 던지는 제구력)에 있다. 공이 한가운데로 몰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두루 활용한다. 특히 우타자 기준 바깥쪽 승부에 강하다. 그의 스트라이크 비중은 67.9%다. 올 시즌 45이닝 이상 던진 투수 90명 중 네 번째로 높다. 9이닝당 볼넷은 1.48개로 최소 2위에 올라있다. 이런 공격적인 투구로 상대를 제압한다. 윌커슨은 "초구 스트라이트를 잡아야 승부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최대한 빠른 템포로 던져 야수진이 힘들지 않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말에 그의 스타일이 담겨 있다. 이형석 기자 2023.09.06 12:27
메이저리그

[레인보우 리포트] 트라웃 잡은 오타니 결정구...'스위퍼'의 시대가 왔다

지난달 치러진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전 세계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인지 역사적인 장면으로 대회가 마무리되었다.바로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와 미국 대표팀 마이크 트라웃의 투타대결이었다. 둘은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에 함께 소속되어 있는 만큼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진검승부를 펼쳤다. 승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낸 오타니였다.삼진을 뽑아낸 결정구는 시속 140.3㎞의 변화구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슬라이더로 불릴 구종이었는데, MLB 공식 홈페이지 산하 스탯 사이트인 베이스볼서번트(Baseball-Savant)에서는 이 공을 스위퍼(Sweeper)로 분류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베이스볼서번트는 연초 스위퍼를 새로운 구종으로 추가하면서 2022년 오타니가 던졌던 슬라이더 1041개 중 94.3%에 해당하는 982구를 스위퍼로 변경했다. 오타니만이 스위퍼를 즐겨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WBC 일본 대표팀으로 나왔던 다르빗슈 유 역시 작년에 던졌던 슬라이더 계열의 변화구 중 3분의 1을 스위퍼로 던지고 있다. 리그 전체로 보아도 스위퍼의 비율은 2019년 0.4%에서 2022년 1.9%로 4배 이상 상승했다.투수들은 왜 스위퍼를 많이 던지게 되었을까? 스위퍼의 모체인 슬라이더와 비교하면서 그 이유를 파악해볼 수 있다.슬라이더와 스위퍼는 크게 세 가지 관점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립, 공의 움직임, 그리고 그 공에 대한 타격 결과가 다르다.스위퍼란 구종을 슬라이더에서 끄집어낸 만큼 이 둘의 그립 차이는 크지 않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공을 구종 이름처럼 더 옆으로 쓸어(sweep) 던질 수 있게끔 검지와 중지를 슬라이더보다 솔기에 더 걸리게끔 잡고 엄지를 위치시킨다는 점이다. 던지는 법 역시 슬라이더와 대동소이하다. 다른 말로 하면, 완전히 새로운 구종이 아닌 변형에 가깝기 때문에 슬라이더를 던지던 투수들 입장에선 더욱 접근이 쉽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그립과 달리 공의 움직임에서는 두 구종의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MLB에서 기록된 모든 슬라이더와 스위퍼를 살펴보자. 스위퍼는 슬라이더 대비 종적(위아래) 움직임이 적었지만, 횡적(좌우) 변화는 슬라이더의 두 배 이상에 달할 정도로 컸다. 회전수 역시 슬라이더보다 스위퍼가 분당 약 140회가량 많았다. 반면 공의 속도는 스위퍼가 슬라이더 대비 시속 5㎞ 정도 낮았다. 타격 결과 역시 둘의 차이점을 잘 보여준다. 슬라이더 대비 스위퍼를 타격했을 때 뜬공은 6% 이상 더 나왔다. 땅볼은 8% 가까이 덜 나왔다. 뜬공은 땅볼보다 아웃될 확률이 높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로버트 스탁은 인터뷰를 통해 “어디서 뛰든 뜬공을 더 많이 유도하려고 노력한다. 뜬공이 땅볼보다 아웃으로 연결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4년 팬그래프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뜬공의 타율이 땅볼 타율보다 0.03 이상 낮았다. 타율이 낮다고 무조건 덜 위험한 건 아니다.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제외한 모든 홈런은 뜬공에서 나온다. 하지만 뜬공 중에서 홈런이 절대 나올 수 없는 타구인 내야 팝업의 비율 역시 스위퍼가 3% 이상 높다. 반면 강한 타구 허용률(HardHit%·시속 153㎞ 이상 타구 허용 비율)에서 스위퍼는 슬라이더보다 6% 낮은 결과를 보여줬다. 그만큼 홈런을 비롯한 장타 억제에서도 슬라이더보다 스위퍼가 이점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결론적으로 슬라이더와 스위퍼는 그립에서 나오는 자그마한 차이로 상당히 다른 공의 움직임과 타구 결과를 보인다. 투수들이 가장 쉽게 배우는 구종이 커브와 슬라이더다. 스위퍼가 슬라이더에서 나온 만큼 스플리터나 체인지업 등 다른 구질들에 비해 접근성이 좋다. 또한 기존의 슬라이더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구종 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타니는 MLB 입성 때부터 다른 투수들과 다른 궤적의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졌다. 그것이 최근에 와서 스위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그와 반대인 경우도 있다. 지난겨울 토론토 블루 제이스로 이적하며 류현진의 동료가 된 크리스 배싯은 최근 미국의 스포츠 전문 언론 매체인 디 애슬래틱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두 가지 타입의 슬라이더를 던지는데, 느린 슬라이더는 베이스볼서번트에서 스위퍼로 분류하는 거 같다”라고 이야기했다.배싯은 2014년 MLB에 데뷔했다. 당시만 해도 슬라이더를 주 무기로 하는 투수였다. 이후 2019년까지 준수한 활약을 펼쳤지만 뛰어난 선발투수라고 하기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러다 단축 시즌이었던 2020년부터 커브의 비중을 늘이는 대신 슬라이더의 구속을 달리해 던지기 시작했다. 두 슬라이더는 구속뿐 아니라 궤적도 달랐다. 2020년 평균자책점 아메리칸리그 3위(2.29)를 기록하며 잠재력이 폭발한 배싯은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다. 슬라이더와 스위퍼의 구사 비율 합계가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시즌엔 커리어 처음으로 규정 이닝을 채웠고, 내셔널리그 다승 5위(15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시대가 흘러갈수록 야구 기술은 발전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무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타자들이 발사각을 들고나왔다면 투수들은 하이 패스트볼을 꺼내들었다. 스위퍼는 투수들에게 또 하나의 무기가 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 스위퍼가 인정되는 올해부터 이 새로운 구종이 리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 효과가 기대된다.김동민 SPOTV 기록원 2023.04.06 14:10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좌완" 개막 한 달 전 선발 낙점, 강철·백호 기대 부응할까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왼손 투수를 봤다.”지난달 KT 위즈의 스프링캠프에서 한 투수와 라이브배팅을 마친 강백호(24)는 이렇게 말했다. 강백호가 상대한 투수의 구속은 최고 149km. 지난해 그가 던진 공의 최고 구속이 147km인 것을 고려한다면, 비시즌임에도 구속이 더 늘었다. 새 시즌 활약이 기대되는 퍼포먼스였다. KT 좌완투수 웨스 벤자민(30)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지난해 윌리엄 쿠에바스의 대체 선수로 시즌 중반 합류한 벤자민은 5승 4패 평균자책점(ERA) 2.70의 훌륭한 성적으로 새 시즌 재계약에 성공했다.KBO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 벤자민은 2023시즌을 앞두고 더 진화한 모습으로 팀에 합류했다. 겨우내 근육을 키우고 돌아온 벤자민은 구속도 함께 늘려서 합류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막판엔 구속 150km까지 찍으며 지난해보다 달라진 구위를 자랑했다.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 명인 강백호가 “역대 최고의 왼손 투수”라고 칭할 정도로 좋은 모습이었다.이강철 감독도 흐뭇하다. 이 감독은 대표팀 감독에 합류하기 전에 벤자민을 두고 “미국에서 본인이 몸을 잘 만들어왔다. 좋았을 때의 공 회전수(RPM)로 돌아왔다”라면서 “보면 알 거다. 지금 몸 상태가 진짜 좋다”라며 칭찬을 늘어놓았다. 김태균 수석코치 역시 “타자들에게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이 좋다. 구속도 올라오고 가장 좋은 상태다”라면서 흐뭇해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치른 시범경기에서도 벤자민은 좋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1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3 KBO리그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2와 3분의 2이닝 동안 47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무사사구 4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야수들의 실책 2개로 실점을 내줬을 뿐, 벤자민은 대체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벤자민은 최고 149km의 공을 던지며 키움 타자들을 압도했다.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시험했다. 1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한 뒤, 2회까지 완벽투를 펼쳤다. 3회 안타 2개가 아쉬웠지만 실점으로 직결된 안타는 한 개뿐이었고, 이마저도 실책으로 인한 실점이라 자책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경기 후 김태균 수석코치는 “벤자민의 공이 좋았다. 개막에 맞춰 잘 준비하고 있다”라며 칭찬했다. 벤자민도 점검차 나선 첫 실전 내용에 흡족해했다.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공을 던지면서 점차 페이스를 찾아갔다. 그는 “첫 등판이다 보니 1회에는 힘이 많이 들어갔지만, 2, 3회에는 몸에 힘을 빼고 제구에 집중했다”라면서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벤자민의 일취월장한 모습에 이강철 감독은 주저 없이 그를 개막전 선발로 낙점했다. 이강철 감독이 대표팀에 합류하기 전인 2월 초순, 개막을 한 달 반이나 앞둔 시점에서 결단을 내렸다. 그만큼 벤자민의 비시즌 준비가 탄탄했고, 실력도 믿음직스럽다는 이야기다. 벤자민은 “개막에 맞춰 몸 상태를 잘 준비하겠다”라고 웃으면서도 “올 시즌 이닝 수를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번 시즌 팀의 전력이 좋아 가을야구에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 나도 내가 등판하는 경기마다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2023.03.16 05:03
메이저리그

박찬호 닮은꼴 심준석, 피츠버그행...김병현 넘어설까

지난해 고교야구 넘버원 파이어볼러로 평가받던 심준석(19)이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최지만·배지환 등 코리안 빅리거들이 뛰고 있는 '해적 군단' 피츠버그 파이리츠 유니폼을 입는다. MLB닷컴은 16일(한국시간) "피츠버그가 국제 유망주 랭킹 10위(MLB닷컴 선정) 심준석과 입단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MLB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월 15일, 25세 미만 국제 아마추어 선수(미국·캐나다·푸에르토리코 국적 외 16세 이상 선수) 계약금 한도를 갱신한다. 피츠버그는 올해 12월 15일까지 국제 아마추어 선수 영입에 총 582만 5500달러(72억700만원)를 쓸 수 있다. 그 일부를 심준석에게 투자했다. 심준석은 덕수고 1학년이었던 2020년부터 주목받았다. 빼어난 신체(키 1m94㎝·체중 103㎏)에서 시속 150㎞대 후반 강속구를 뿌렸다. 당시 KBO리그 한 구단 스카우트는 "차원이 다른 괴물이 등장했다"며 감탄했다. 심준석이 미국 무대에 도전할 것이라는 소문은 그가 2학년이었던 2021년부터 불거졌다. 지난해 3월에는 MLB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계약하며 해외 진출을 구체화했다. 심준석은 그해(2022년) 고교야구 전국대회와 주말리그에서 5점(5.14)대 평균자책점에 그치며 부진했지만, 그를 향한 MLB 구단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시들지 않았다. 그만큼 남다른 자질을 인정받았다. 심준석은 결국 2023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 참가 신청을 포기하고, 빅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MLB닷컴은 심준석에 대해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갖춘 우완 투수로 최고 100마일(시속 161㎞), 평균 94~96마일(시속 151~154㎞)의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구사한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는 커브의 컨트롤도 좋은 편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더 좋아질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MLB닷컴은 이어 "10대 초반부터 빠른 공을 던지고, 침착하게 투구하는 등 성장 과정을 보면 박찬호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고 했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통산 124승을 거두며 아시아 출신 투수 MLB 최다승을 거뒀다. 박찬호는 한양대 재학 시절 시속 156㎞ 강속구를 뿌려 화제를 모았고, 1993년 열린 버팔로 유니버시아드에서 MLB 스카우트들의 눈에 띄었다. LA 다저스가 계약금 120만 달러를 투자해 그를 영입했다. 당시 박찬호는 제구력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가가 받았다. 다저스는 빠른 공의 구위와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심준석이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경도 비슷하다. 주니어 비즈카이노 피츠버그 국제 스타우트 담당은 "심준석의 직구는 회전수가 많고, 구속이 빠르기 때문에 (타자 시점에서) 가라앉지 않고 떠오르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천부적인 자질을 갖고 있다"며 심준석 영입한 이유를 전했다. 피츠버그는 국제 아마추어 선수 22명과의 계약 소식을 전하며 구단 소셜미디어(SNS)에 심준석의 투구 모습을 메인 사진으로 게재했다. 피츠버그 지역 매체 파이어리츠 프로스펙트는 심준석의 고교 시절 투구 영상을 기사에 첨부하며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이제 계약 규모에 관심이 모인다.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한 유망주 랭킹 1위 포수 에단 살라스(베네수엘라)는 560만 달러(69억1500만원)에 사인했다. 뉴욕 양키스와 계약한 랭킹 9위 외야수 브랜든 마에야(쿠바)는 440만 달러(54억3000만원)를 받았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미국 구단과 계약하며 가장 많은 계약금을 받은 한국인 선수는 1999년 225만 달러를 받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한 김병현(은퇴)이다. 심준석이 이 기록을 경신할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1.16 15:00
프로야구

이정후처럼, 고우석도 MLB 도전의 꿈이 있다

고우석(24·LG 트윈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서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처남-매제' 관계의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와 고우석이 언젠가 MLB에서 맞붙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2023시즌이 끝난 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해외 무대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강정호-박병호(KT 위즈)-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해외 진출을 허용한 바 있다. 이런 전례를 보면, 올 시즌 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미국 현지에서도 "KBO리그 슈퍼 스타 이정후가 MLB 진출 의사를 밝혔다. KBO리그의 스타가 내년 겨울 FA 시장을 뒤흔들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우석 역시 해외 진출의 꿈을 품고 있다. 그는 올 시즌 중반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진출 목표는 없나'라는 말에 "선수라면 없을 수가 없다. 어렸을 때부터 늘 꿈이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정후처럼 공식적으로 해외 진출 목표를 밝힌 적이 없을 뿐, 고우석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년 LG 1차 지명을 받은 고우석은 입단 3년 차부터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 2019년 65경기에서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했다. 이듬해 부상으로 17세이브에 그쳤지만, 지난해 30세이브(평균자책점 2.17)를 거뒀다. 올 시즌에는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생애 첫 구원왕에 등극했다. 피안타율(0.173)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0.96) 모두 낮다. 9이닝당 탈삼진은 11.87개로 압도적이다. 고우석은 오승환의 바통을 넘겨받아 한국 야구 최고 마무리 투수로 올라섰다. LG 투수로는 한 시즌 최다 세이브이자 리그 최연소 40세이브 기록(24세 1개월 21일)을 작성했다. 또 임창용의 기록에 하루 늦은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100세이브를 기록했다. LG는 시즌 종료 후 고우석에게 다년 계약을 제시했다. 기간과 금액 모두 역대 최고 규모였다. 하지만 고우석 측이 이를 거절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가 있어서다. 고우석은 빅리그에서 통할 매력을 키워가고 있다. 2022년 기준 평균 구속 152.5㎞의 빠른 공이다. 올해 KBO리그 투구수 500개 이상 기준으로 키움 안우진(152.6㎞)에 이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빠른 편이다. 올 시즌 슬라이더와 커브의 날카로움이 한층 더해졌다. 특히 커브는 상하 무브먼트나 분당 회전수가 크게 좋아졌다. 커브 피안타율은 떨어지고 삼진율이 올랐다. 고우석의 빠른 공만 생각한 타자 입장에선 머릿속이 훨씬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고우석은 "프로 선수라면 항상 성장해야 한다. 구종이나 타자와의 승부에서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도전적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정후와 고우석이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뛴다면 특별한 인연 탓에 더욱 이목을 끌게 된다. 둘은 대표팀 생활을 함께하며 어릴 적부터 우정을 쌓은 친구다. 오프시즌에는 예능 프로그램에도 같이 출연했다. 고우석은 내년 1월 초 이종범 LG 코치의 딸이자 이정후의 여동생과 결혼한다. 곧 처남-매제 사이가 된다. 고우석이 친구 이정후의 집에 자주 드나들면서 예비 신부와 알고 지내다가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정후의 빅리그 진출 도전이 고우석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이정후의 어머니 정연희 씨는 "(아들 정후와 사위 고우석) 두 사람이 평생 살면서 가장 크게 의지하는 형제 같은 관계가 아닐까 싶다. 세 사람(이종범·이정후·고우석)이 야구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라고 귀띔했다. 고우석은 올 시즌 뒤 포스팅을 통해 해외 진출 도전이 가능하며, 2024시즌까지 8시즌을 채우면 FA 자격을 얻어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있다. 당장 내년 시즌 종료 뒤 해외에 진출하려면 구단에 동의가 필요하다. LG 구단도 "무조건 막겠다"는 입장은 아니다. 고우석이 이에 관한 입장을 전달하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고우석의 해외 진출 의사와 구단의 허락까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차근차근 준비하고 과정을 밟아온 이정후처럼 당장 MLB 진출을 선언하거나 추진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정후와 고우석의 에이전트는 리코에이전시로 같다. 고우석도 시즌 중반 인터뷰에서 "하루하루, 1년씩 유의미한 성장이 이뤄져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으면 자신 있게 해외 진출에 관해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12.22 13:16
프로야구

[IS 포커스] '키움 천적' 폰트의 직구 맞혀잡기는 또 통할까

키움 히어로즈의 '천적' 윌머 폰트(32·SSG 랜더스)가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하고 팀 우승을 이끌까. SSG 랜더스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키움과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을 치른다. 5차전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SSG는 지난 2일 2차전에 선발 등판했던 폰트가 다시 선발로 출격한다. 폰트는 SSG가 자랑하는 외국인 에이스.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했다. 비록 시즌 막판 체력 문제로 흔들렸지만, 184이닝을 소화하며 김광현(34)과 함께 팀의 '와이어 투 와이어'를 이끌었다. 폰트는 KS 맞상대인 키움을 상대로 더 막강했다. 그는 정규시즌 키움전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62를 기록한 '특급 천적'이다. 지난 2차전 역시 7이닝 1실점으로 키움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폰트의 KS 호투는 주 무기를 100% 활용한 덕분에 가능했다. 폰트의 주 무기는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와 슬라이더, 커브다. 직구와 변화구의 용도가 다르다. 가장 많이 던지는 건 직구지만, 삼진은 변화구로 뺏어 내는 경우가 많다. 시즌 구사율이 66.2%인 직구는 맞혀 잡는 용도로 많이 쓰는데, 공략이 쉽지 않다. 폰트의 직구는 정규시즌 평균 분당 회전수 2836.6회, 피안타율 0.220, 타구 속도 시속 132.5㎞(이상 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했다. 올 시즌 1000구 이상을 던진 투수 중 각각 최고 1위, 최저 3위, 최저 1위를 기록했다. KS 2차전에서는 직구 구사가 눈에 띄었다. 무려 100구 중 83구에 달했다. 이날 높은 공을 많이 잡아주는 판정 성향을 이용해 하이 패스트볼을 적극적으로 구사했고,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에도 직구를 두려워하지 않고 꽂아넣었다. 억지로 헛스윙을 노리지 않고도 타자들의 범타를 유도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실제로 이날 키움 타자들도 폰트의 직구를 노렸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폰트는 2차전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키움 타자들이 직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봤고, 스윙을 끌어내기 위해 집중했다. 그래서 직구 비율이 높았다"며 "포수 이재원이 완벽했다. 타자마다 구종을 잘 섞어 사인을 내줬고, 위아래 바깥쪽을 잘 섞어서 미트를 대줬다. 덕분에 마음 놓고, (포수와 야수진을) 믿고 던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순서는 2선발이지만, 폰트의 입지는 김광현에 버금가는 에이스 급이다. 1차전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SSG가 이후 2연승을 거둔 것도 폰트의 완벽투로 분위기가 바뀐 덕분이었다. 김원형 SSG 감독도 1차전 김광현-2차전 폰트로 예고한 것에 대해 “원래 우리 팀 1선발은 폰트였다”며 “개막전 선발도 폰트였다. KS에서도 둘 중 누구를 먼저 낼지 고민했다”고 할 정도로 믿음을 드러냈다. 물론 폰트가 KS 6차전에서 2차전과 전혀 다른 공 배합으로 나설 수도 있다. 그는 정규시즌 키움전에서도 직구 승부에 집중하다가 중심 타자 이정후를 상대로만 3구 연속 변화구로 삼구 삼진을 잡아낼 만큼 노련한 투수다. 키움 타자들은 폰트가 다시 한번 직구로 범타를 유도할지, 커브로 삼진을 유도할지 알아내야 한다. 양측의 노림수가 6차전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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